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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2011 ASAC 창작희곡공모 심사결과 안내

  • 작성일2011-12-09
  • 작성자문화사업팀
  • 조회수5583

 

2011 ASAC 창작희곡공모 심사결과 안내
 
○ 선정작품
- 당선작 : 해당 작품 없음
- 가 작 : 염전이야기(김연민 작)
 
○ 심사위원
- 최용훈 (연극연출가, 극단 작은신화 대표)
- 장성희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교수)
- 노이정 (연극평론가)
 
○ 심사평
ASAC 창작희곡공모는 ‘안산지역을 배경이나 소재로 하는 미발표 창작희곡’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제도다. 올해 처음 시작되어 제1회 창작희곡공모를 시행한 결과 총 9편의 작품이 공모에 응했다. 신설된 첫해이다 보니 많은 작품이 출품되지 못했고 출품된 작품들도 숙성된 사유를 보여주기에는 미흡한 면이 많았다.
올해 제출된 희곡들을 소재 별로 보면 도시화 과정에서 사라져간 것에 대한 향수, 다문화 사회 속의 갈등, 안산 지역과 관계있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조명 등이 주로 다루어졌다. 현대인의 인간관계와 생존 스트레스도 주요 주제 중 하나였다. 소재를 다루는 방식 면에서 아직까지 많은 작품들이 전형성을 탈피하지 못해 아쉬웠다. 내년에는 좀 더 독창적인 작품이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타깝게도 이번 공모에서 당선작은 선정하지 못했고 <염전이야기>가 가작으로 뽑혔다. <염전이야기>는 도시화 이전 구 안산에서 염전을 경영하는 한 가정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담담함 속에서 잔잔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극적 긴장감이 약하고 반전이 없는 평이한 가정극이지만 감상에 빠지지 않고 차분히 전개한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도시화에 대한 일정한 관점 없이 노스탤지어에 그친 것은 한계이며 실어증에 걸린 아이의 대사 처리 방식 등에 따라 극이 지루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공연화 과정에서 문제의식을 심화하는 등 수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가작으로 선정된 <염전이야기> 외에 작품 선정 과정에서 논의된 작품들은 <뿔 자르는 날> <표암 평생도> <그가 사라졌다> 등이다. <뿔 자르는 날>은 다른 공모에서 출품했던 작품을 개작한 것으로서 현대인이 갖고 있는 직장 스트레스, 상실해가는 인간적 가치들, 심리적 폭력과 타인들에 대한 잔인성 등을 승진 서바이벌과 인사평가제도, 성희롱 일화 등에 담아내었다. 그러나 극의 내용이 너무 일반적이어서 새롭다는 인식을 주지 못했으며 관객 참여 시도도 억지스럽다. 후반부의 희생양 모티브 역시 시대착오적인 느낌을 준다.
<그가 사라졌다>는 중세의 희곡 <에브리맨>이나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을 연상시키는 구조를 가진 희극이다. 등장인물들의 본심을 드러내는 기법이 재치 있고 작품의 희극적인 톤을 유지해나간 점은 좋았으나 내용이 난삽하고 주제가 불분명한 것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주체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인지 타인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인지 불분명한데, 전자라면 낡았고 후자라면 통속적이다. <표암 평생도>는 30년간 안산에 내려와 살았던 조선시대 선비 표암 강세황(1712~1791)의 예술적 생애를 담은 희곡이다. 단원 김홍도의 스승으로서 표암 선생은 경기문화재단 ‘문화나루’에도 소개된 바 있는 안산의 대표적인 문인이다. 그러나 희곡은 극이라기보다는 시와 노래의 나열에 그친 감이 있다.
이 외에 외국인 노동자와 안산 주민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과 휴먼스토리를 다룬 희곡으로 <원곡동 991번지>와 <A는 애플, B는 바나나, C는 카레>가 있었다. <원곡동 991번지>는 주제가 명료한 만큼 선악이 분명한 멜로드라마에 머물렀으며, <A는 애플, B는 바나나, C는 카레>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희극적으로 푼 것은 장점이지만 이야기 규모가 너무 작았다.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풍자와 고발 면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던 <노루와 변두리로>는 개성이 강한 것은 장점이지만 자의적이고 거친 구조로 인해 풍자의 핵심이 설득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수인선 협궤열차>는 판타지의 근거가 약하고 인물들의 이야기도 빈약하여 폐선된 수인선에 대한 향수만 전달된다. <코스모스>는 자극적인 한 가정의 치정살인극으로서 출품의 의의를 알기 어려웠다.
ASAC 창작희곡공모가 다른 희곡공모와 다른 것은 안산이라는 특정 지역의 역사, 현실과 연계된 구체적인 이야기를 통해 지역 사회의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희곡을 발굴하고자 하는 점이다. 이것은 안산 지역을 신화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리얼리티 속에 내재되어 있는 보편성을 찾는 우회적인 길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해를 거듭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품은 좋은 희곡들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심사위원: 최용훈, 장성희, 노이정
 
 
* 선정되지 못한 작품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응모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